스타인테크 바이오 시즌 Ⅱ
작년부터 국내 바이오 벤처에 대한 투자 규모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기업공개(IPO) 문턱도 예년에 비해 높아져 많은 바이오텍이 기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투자 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기업들은 성장보다 생존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더컴퍼니즈, 법무법인 디라이트, 한국바이오협회가 공동 주최하고, 히트뉴스가 미디어파트너로 참여하는 '바이오 시즌 Ⅱ'는 혁신신약(First-in-class) 개발에 도전하는 바이오 벤처와 동행에 나선다. 라이보텍, 아테온바이오, 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 카나프테라퓨틱스, 포투가바이오 등이 톱5(Top 5) 기업에 선정됐다. 편집자
히트뉴스는 지난 한주간 바이오 시즌2의 톱5으로 선정된 기업의 대표를 만나 기업 소개를 다뤘다. 이번주는 톱5 기업 대표(멘티)가 멘토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진솔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바이오 시즌2의 멘티-멘토 인터뷰는 문경미 더컴퍼니즈 대표가 모더레이터로 참석해 기획, 연출을 담당했다. 두 번째 멘티-멘토 대담의 주인공은 안진희 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 대표와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였다. 두 대표는 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가 보유하고 있는 파이프라인과 관련된 심도 있는 질문과 답변을 나눴고, 연구자로서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파이프라인 중 NASH 치료제 작용기전이 궁금하다.
"현재 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가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물질로 'GM-60106(개발코드명)'가 있습니다. 우리 체내 중추신경계(CNS)와 말초에 '세로토닌'이 존재합니다. 이 물질은 분자 크기는 작은데 반해 혈액뇌장벽(BBB)을 통과하지 못합니다. 이 물질이 CNS에서는 불안이나 우울 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는 말초에서의 작용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체내에는 세로토닌 수용체가 14개 존재합니다. 그 중 GM-60106은 말초에 존재하는 수용체인 'HTR2A'에 작용하게 됩니다. 회사 연구 결과, NASH 환자에서는 간 성상세포(hepatic stellate cell)가 활성화돼 있고, HTR2A 역시 증가돼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동물모델에서 이 유전자를 간에서 발현하지 않도록 녹아웃(Knockout)시켜보니, NASH의 주 증상인 섬유화(Fibrosis)와 관련된 지표들이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 GM-60106은 듀얼 메커니즘으로 작용하는데, 간 세포(hepatocyte)에 존재하는 HTR2A에도 작용해 지방산합성(lipogenesis)도 저해합니다. 즉, 섬유화 및 지방산합성을 저해해 NASH를 치료하는 것입니다."
임상 유효성 평가 변수 및 진행 현황은?
"현재 호주에서 임상 1상시험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단회용량증량시험(SAD)를 마치고 다중용량증량시험(MAD)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 단계에서는 생체 조직검사(Biopsy)를 할 수 없어, 피를 뽑아서 보는 병리학적 마커들의 수치를 평가변수로 잡고 있습니다. 이 연구 과제는 범부처로부터 받아 진행 중인 과제로, 향후 임상 2a상 시험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HTR2A를 타깃으로 연구하고 있는 경쟁사가 존재하나?
"현재까지는 없습니다. 스페인 소재의 회사 중 OCA(Obeticholic acid)를 타깃으로 NASH 치료제를 개발 중인 한 회사가 최근 HTR2A에서의 효과를 보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약물 작용 용량 범위가 현저히 다르기 때문에, 우리와는 차별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간 외에 다른 조직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생각은 없는지?
"섬유화라는 측면에서 신장과 폐 조직으로도 연구를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추가적인 실험을 진행중에 있습니다. 물론 백업 화합물도 연구하고 있고, 일부에서는 HTR2A뿐만아니라 HTR2B를 함께 저해하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치료 물질들이 공통으로 달성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경구용 제제로 개발돼야 하며, BBB로는 들어가지 않으면서 효과를 내야 한다는 점입니다."
염증성 장질환을 타깃으로 한 파이프라인은 어떤 특징이 있나?
"우리 회사는 연구를 통해 포도당 대사에 관여하는 PDK4(Pyruvate Dehydrogenase Kinase 4)가 활성화되면 면역이 과활성돼 염증성 장질환(IBD)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PDK4는 PDC(Pyruvate Dehydrogenase Complex)를 인산화해 불활성화시킵니다. 우리 후보물질은 PDK4 저해제로 작용해 PDC의 인산화를 막습니다.
우리는 PDK4에 결합하는 ATP결합 저해제와 알로스테릭 저해제 등 2가지를 발견해 연구를 진행했고, 알로스테릭 저해제가 더 효과를 나타내 이 물질 위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생체 이용률(BA)도 약 48%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물질의 경우 급성 염증성 장질환 동물모델에 작용한 결과, 질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체중, 결장 길이, 조직학(Histology), 투과율 등에서 모두 유의미한 결과를 나타냈습니다. 현재 전임상을 진행 중이며, 췌장염, 만성 신장질환(CKD), 암 등 유사 원인으로 발생하는 추가 적응증 연구도 함께 진행 중에 있습니다."
케미컬의약품(Small Molecule) 외에 개발 중인 바이오의약품
파이프라인은 없나?
"우리 회사는 셀트리온과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을 협업하고 있습니다. ADC 구성요소 중 우리는 세포독성물질인 페이로드(Payload)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협업 연구만으로 봤을 때, 페이로드 자체의 독성은 엔허투의 Dxd(데룩스테칸)과 비슷했으며, 항체약물비율(DAR)을 엔허투와 같게 8로 맞췄을 때 ADC 자체로 약 3배 정도의 세포독성 효과를 보였습니다.
이 물질에 대한 특허는 셀트리온과 공동 출원한 상태지만, 이 외에도 우리는 추가적인 페이로드 물질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어떤 페이로드가 유망할지 아이디어를 제공해줄 수 있는 회사가 있다면, 함께 논의 후 링커(Linker)까지 결합해 제공할 수 있는 기술력이 있다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공동 연구를 통해 함께 동반 성장해 나가는 것이 현재 우리 회사의 목표입니다."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총평
"NASH는 참 어려운 질환 분야 중 하나입니다. 그동안 케미칼 치료제로 접근하는 연구 사례는 충분히 있었지만, 결국 실패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단일 경로만으로 접근해서 성공하기는 더더욱 힘듭니다.
그러다 보니 다중 경로를 타깃하는 약물을 개발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까지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무엇보다 관심이 가는 부분은 물질 자체의 안전성 측면이었습니다. NASH 분야에서 가장 앞서나간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최근 많은 회사들이 페이로드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는 의약화학 전문가 집단으로 이 부분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잘해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알테오젠 역시 페이로드 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추후 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와 함께 연구할 가능성도 염두해두겠습니다.
누가 선정됐고, 누가 심사했나, 그리고 멘토는
스타인테크 바이오 시즌2에는 △라이보텍(공동대표 김윤기·우재성, 원형 mRNA 플랫폼) △아테온바이오(대표 최소희, 종양미세환경 신규 타깃 및 차세대 항체 혁신신약) △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대표 안진희, 의약화학 기반 혁신신약) △카나프테라퓨틱스(대표 이병철, 종양미세환경 타깃 플랫폼 보유 및 혁신신약) △포투가바이오(대표 윤성준, 인공 나노 수지상세포 기반 면역항암제) 등이 톱5 기업에 선정됐다.
심사위원에는 △박기수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상무 △김승용 UTC인베스트먼트 이사 △김현기 스톤브릿지벤처스 상무 △김호종 쿼드자산운용 수석팀장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이 함께 한다. 멘토단에는 △김용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배진건 우정바이오 기술심의자문단장 △손미진 수젠텍 대표 △윤태영 오스코텍 대표가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