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 3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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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지방간과 간 섬유화 동시에 억제하는 신약 물질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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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희 GIST 교수 창업기업, 전임상 연구 거쳐 현재 호주서 임상 1상 진행
국내 연구진이 말초 조직에 작용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NAFLD) 치료를 위한 신약 후보 물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최적의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지방간 축적과 간 섬유화를 동시에 억제하면서도 안전성이 증명된 치료제 개발이 기대된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안진희 화학과 교수와 김하일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공동 연구진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특이 단백질(HTR2A)을 억제할 수 있는 신규 화합물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기술은 안진희 교수의 창업기업인 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에서 전임상 시험을 통해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의 유병률은 20~30%에 이르고, 지방간염 질환은 전 세계 성인 인구의 5% 이상이 보유하고 있으나 제품화된 치료제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은 지방간에서 시작해 지방간염, 섬유화, 간경화, 간암으로 진행되는 만성질환으로, 심혈관질환과 간 관련 합병증에 의해 사망률이 증가하므로 발병 초기에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이에 공동 연구진은 지방간염에 치료 효과를 보이는 혁신신약 후보 물질을 개발했다. 이번에 발견한 신규 화합물은 세로토닌 수용체 단백질(5HT2A)을 억제해 간 내 지방 축적과 간 섬유화를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 작용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연구진은 이 물질이 지방간과 지방간염 동물 모델에서 간 내 지방 축적으로 발생하는 간 지방증과 간 섬유화를 동시에 50~70%가량 억제해 치료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간 섬유화는 간의 일부가 굳는 현상으로 지방간염 개선의 주요 지표로 쓰인다.
연구진이 개발한 물질은 혈액-뇌 장벽(Blood-Brain Barrier) 투과도가 최소화되도록 최적의 극성과 지질친화도를 갖춘 화합물로 설계돼 뇌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우울증, 자살 충동과 같은 중추신경계 부작용이 적으며, 뇌 이외의 조직에서는 질환 타깃에 대한 억제력이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임상 3상 단계의 경쟁 약물과 효능을 비교해도 간 섬유화 개선 효능이 월등히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 시험에 의해 얻은 약리작용 데이터를 토대로 건강한 성인 총 88명을 대상으로 부작용과 안전한 약물 용량을 확인하는 임상 1상 시험을 진행한 결과, 심각한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안전성 또한 양호한 것으로 확인했다. 지방간염 소견을 보이는 성인 8명을 대상으로 한 예비 효능 평가는 현재 진행 중이다.
안진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치료를 위한 새로운 타깃 발굴을 통해 부작용이 적고 안전성이 보장된 치료제 개발을 목적으로 한다”며 “현재 혁신신약 개발 바이오 벤처인 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를 통해 호주에서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구진이 개발하고 있는 신약 후보물질은 안전성이 높으면서 간 지방축적을 억제하는 예방효과뿐만 아니라 간 섬유화에 직접적인 치료 효과를 보인다는 강점이 있어 다른 경쟁 약물과는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
김하일 교수는 “현재까지 체중을 조절하는 방법 외에는 치료 방법이 없는 이 질환에서 비만하지 않은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약은 개발이 시도된 적도 없다”며 “이번 연구를 계기로 체중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을 포함한 다양한 대사질환을 치료하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이달 20일 게재됐다.
참고자료: Nature Communications(2024),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4-44874-3
출처: https://biz.chosun.com/science-chosun/science/2024/01/29/KCKBDXBDWVHGXDXVXEZNCKZXO4/